티스토리 뷰

매일쓰기

먹어

Woodit 2020. 8. 17. 11:43

"카톡!'

12:46 [재민아, 어디야?] 

 

'앗차.. 오늘 약속을 잊어버렸다. 

맛있는 점심을 먹자고 먼저 말해 놓고, 나는 매번 이런 식이다. 

 

약속시간은 이미 20분이 늦었고, 나는 아직 집이다. 

 

12:50 [미안, 미안 ㅠㅠㅠ 빨리 준비해서 나갈께!!!] 
12:51 [알았으니까 빨리나와... 뭐 먹을지 생각하고.. 휴...]

5분 만에 씻고, 3분 만에 머리를 말리고, 옷까지 입은 뒤 빠르게 뛰어 나갔다.

대문을 쾅 하고 닫는 순간 놓고 온 것들이 생각나서 다시 들어간다.

핸드폰, 지갑, 열쇠.. 열쇠.. 열쇠!! 어딨냐고!! 

 

'재민아 자주 쓰는 물건은 늘 같은 곳 두렴....'

매일 어머님께서 잔소리처럼 하던 말씀을 지키지 않은 댓가가 이리도 크다니.

 

컴퓨터 책상 위에 열쇠까지 찾고 나니 한 여름의 습한 날씨로 인해 온 몸은 땀으로 흥건했다.

다시 샤워를 한들 뽀송뽀송한 나를 찾을 수 없기에 다시 대문 밖으로 향한다. 

 

13:10 [어디야... 오는동안 떡볶이 집 검색해 놨어. 부평역 안경 파는 집 쪽으로 나와.. 길 잃어버리지 말고]
13:10 [ 오키오키.. 이렇게 더운날에는 떡볶이야.. 그치그치?]
13:11 [그래! 어디쯤?]
13:11 [다 왔어~!!! 딱기다료!]
13:12 [ 으이그!! ㅋㅋ 천천히 와. 오늘은 가만히 있어도 더운 날이다..]
13:13 [ 먼저 시켜!!]
13:13 [ 응 떡튀순 1인분씩 하고 너가 좋아하는 김말이이랑 만두는 추가로 시켰어]
13:14 [ 오키 다 왓ㅇㅓ...]

 

헐레벌떡 그녀가 기다리는 떡볶이 집에 도착했다.

떡볶이집에 도착하니 그녀가 장난스럽게 얼굴을 찡그리며 나를 향해 손짓한다. 

 

"여기!"

나도 장난꾸러기처럼 손을 흔들며 그녀에게 빠른 걸음으로 다가갔다. 

 

"오느라고 고생 많았다 이 녀석아!!!" 

"미안 미안"

 

그녀는 나에게 왜 늦었냐고 물어보거나, 기다리느라고 힘들었다는 투정 없이 나를 반겼다.

매번 똑같았다. 어떤 일이 벌어지면 그녀는 나보다 아주 큰 어른 같았다. 

그런 행동에 미안함에 미안함을 더해 아무 말도 못 하게 된다. 

 

땀이 조금 식고, 떡볶이를 먹고 있을 때쯤 그녀에게 물었다. 

"유미야 가끔 오늘 같은 날 너가 화도 안 내고 왜 늦었는지도 물어보지 않을 때는 뭔가 이상해.."

"왜 화 좀 내줘? ㅋ"

"아니 그런 건 아니고. 내가 너라면 그럴 수 있을까? 하는 생각이 해보는데 음.. 난 못할 것 같아서.. "

"맞아. 너 좀 그냥 넘어갔으면 하는 거 하나씩 하나씩 꼬투리 잡아서 말야. 음ㅋㅋㅋ!"

"아 맞아 나는 좀 그렇지? 너는 어떻게 그렇게 잘 참아?"

 

"나도 화나지.. 사람인데.. 너한테 한 소리 하고 싶기도 하지.. 그런데 지나간 것 말고, 더 중요한 것에 집중하고 싶어서.."

"더 중요한 게 뭐야??"

 

"먹어.. 이거 너가 제일 좋아하는 거잖아."

'매일쓰기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이해  (0) 2020.10.25
먹어  (0) 2020.08.17
댓글
댓글쓰기 폼